천안 삼거리 공원 주차장으로 가는 길목에 눈에 띄게 오래 되어 보이는 고택이 있습니다. 이름은 '능수 옛주막' 돌담에 둘러 쌓여 비밀스러워 보이기 까지 하는 이 곳은 150년 된 고택을 개조해 40년 동안 주막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입니다. 70이 넘은 주막 주인은 오래된 것을 사랑하고, 지나간 흔적을 소중히 하며 150년 고택의 모습과 옛것들을 최대한 보존 하려고 노력하며 주막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돌담 너머의 공간으로 발을 딛으면 정말 100년전의 세상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이동한 듯 한 풍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입구 쪽의 작은 정원은 오랜 시간 동안 정성으로 가꾼 것이 느껴지는 데요. 무심한 듯 놓인 탑, 돌, 풀 한포기 마저 소중하게 가꿔진 이 곳, 능수옛주막의 모든 것들은 들여다보면 오랜시간 주인의 사랑을 받으며 가꾸어 진 것이 느껴집니다.
세월이 흘러 감에 따라 개조를 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최대한 기존의 모습을 보존하려 애쓴 모습이 보입니다. 정면에 보이는 문은 단 한번도 갈지 않고 문풍지를 덧대가며 유지한 것입니다. 천장에 걸려있는 많은 것들도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이 능수 옛 주막은 80-90년대 천안의 수많은 젊은 남녀가 오고간 곳입니다. 그 때만 해도 대학생들이 갈 주막이 많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이 능수 옛주막에 들어가기 위해서 줄을 서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그시절 방문했던 사람들이 중년의 부부가 되어 방문을 해 추억을 회상하기도 한다니 , 이 곳엔 얼마나 많은 천안 사람들의 추억이 쌓여 있을지 .. 능수 옛주막이 이렇게 오랜시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겹겹이 쌓였기에 가능한 것인 것 같습니다.
주막 주인은 돌과 식물을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둘러보면 신기한 돌도 많고, 작은 연못과 풀들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예쁩니다. 특히나 봄이면 꽃들이 만개해 소박하면서도 화려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 있는 모든 것들은 오래 되었고, 낡았습니다. 언제쯤 썼을지 모르는 주걱 메뉴판도 그대로 걸려 있습니다. 오래되어 낡은 것들을 버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가꾸는 모습에서 쉽게 버리고, 새로 사는 요즘 세대의 모습을 반성하게 됩니다.
바닥에 고양이 발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시멘트를 덧발라 자국을 덮을 수도 있었지만, 이 흔적 또한 추억이 되어 기억에 남을 것을 알기에 그냥 남겨두었다고 합니다. 모든 것은 흐르는 데로, 있는 그대로 추억이 되는 곳. 능수 옛주막에서 막걸리와 전을 먹었던 추억이 있는 사람들은 여전이 이 곳을 찾습니다. 요즘 레트로 열풍이라 옜날 것들을 그대로 재현한 상품들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진정한 레트로란 지나간 세월 속에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쌓여 있는 이런 곳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수많은 천안의 젊은이들이 막걸리 한잔에 회포를 풀던 곳. 그 추억을 상상하며 능수옛주막 주인장의 기타소리에 막걸리 한잔은 두잔이 되고 세잔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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